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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은 슈퍼맨이 아니다. 국가직 전환이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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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9-04-30 09:45 조회26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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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은 슈퍼맨이 아니다. 국가직 전환이 시급..

 

이희숙 변호사(4.30.자 더나은미래 게재)

 

지난 4일 강원도 대형 산불 소식을 접하며 두려움이 엄습했다. 역대 최대 규모, 초속 30m의 강풍을 타고 산불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며 5년 전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속수무책으로 침몰하던 세월호의 기억이 떠올랐다. 다행히 얼마 안 있어 불길이 잡혔고, 피해는 크지만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 기적과 천운으로 평가되기도 하는데 그 기적 뒤에는 전국에서 신속히 모여든 2,000여명 소방관들의 헌신이 있었다. 치솟는 불길 앞에서 속초 길목 LPG 충전소를 지켜낸 한 소방관은 사람인지라 처음엔 손발이 벌벌 떨릴 정도로 무섭더라"는 심정을 전했다. 화염과 싸우는 영웅이나 여전히 사람이다.

 

치솟는 불길만이 소방관의 어려움은 아니다. 지방직 소방관들은 지자체 예산부족으로 정수 보다 인원이 부족해 과로에 시달리고, 소방 장비 등의 부실은 희귀 질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2014년 혈관육종암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7개월 만에 숨을 거둔 고 김범석 소방관은 내 병이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받기 힘든 거 알아. 그래도 죽고 나면 소송이라도 해줘. 우리 아들에게 병 걸린 아빠가 아닌 자랑스러운 소방관 아빠로 기억됐으면 좋겠어.”라는 유언을 남겼다. 가족들은 유언대로 5년 째 법정에서 싸우고 있지만, 1심에서 패소했고, 아직까지 좋은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소방관의 공무상 재해에 관한 판결을 살펴보다 보면,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여실히 드러난다. 뇌주지막하출혈로 사망한 소방관 사건에서는 망인은 24시간씩 2교대의 격일제 형태로 근무하였는데 주 당 근무시간이 84시간에 달한다. 구급요원이 월 77회 현장 출동을 하면서 행정 업무도 병행하는 등 격무에 시달렸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망인의 초과근무 및 야간근무 시간이 월 평균 70시간을 넘는다고 하면서 위 시간이 동료 소방관들에 비해 특별히 과중하지는 않았다는 판시도 있다.

 

화재 진압 장비는 더 큰 문제다. 골수이형성증후군 공무상 재해를 다투는 사건에서 법원은 소방공무원들이 화재현장에 투입될 때 착용하는 공기호흡기는 눈, , 입 등의 호흡기만을 보호하고 있어 목, 머리카락 등 나머지는 유해물질에 노출되고 있으며, 유해물질의 위험으로부터 소방공무원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은 화학복 정도인데, 2012. 10. 전국 194개 소방서가 보유한 화학복은 2,323벌로, 전체 소방서 현원의 6.6%에 불과하고, 그 마저도 절반 이상이 내용연수가 경과한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위와 같이 과로와 유해물질, 위급 현장의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소방관들에게 종종 폐암, 뇌질환, 희귀질환 등이 발생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공무상 재해를 폭넓게 인정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동시에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근무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소방관 처우가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나, 지방직인 한 지자체 예산에 구속될 수밖에 없다. 지역의 예산과 재해가 비례하지 않으므로 지역 간 격차는 불가피하고, 그 부담은 온전히 소방관들의 몫이 되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강원 산불에서 지켜보았듯이 재난과 그 대응은 특정 지역에 한정되지 않는다. 지역의 경계를 넘어 소방관들이 일사불란에게 대응함으로써 안전 국가로 크게 도약할 수 있다.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위하여는 소방기본법 등 4가지 법률의 개정이 필요한데, 국회 논의는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에게는 초단위의 대응을 요하면서, 필요한 제도 개선은 하세월인 현실이 부끄럽다. 이미 26만이 넘어선 국민 청원, 이 순간도 화염과 사투하고 있는 소방관들의 간절한 염원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