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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칼럼] 장애인과 오순도순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를 소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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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3-10-30 00:00 조회1,9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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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원주 귀래 사랑의 집 사건이 터지는 과정부터 지금까지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시설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일부 장애인들의 삶을 목도할 때마다 마음이 아플 때가 많았습니다. 



특히, 지난 9월 25일에 참석했던 사랑의 집 피해자 故이광동 씨 장례 1주기를 추모하는 행사에서 
아직도 시설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많은 장애인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공감하였습니다. 

이렇게 공감하게 된 이유는 추모행사의 약 2주 전인 9월 13일에 
거지목사 사건으로 알려져 시설폐쇄 된 홍천 실로암 연못의 집에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목사를 사칭한 가해자가 ‘천사 아버지’를 가장해 장애인을 모집한 뒤 
부모와 만나지 못하게 한 채 일평생을 감금과 방임, 학대 속에 살게 했다가 
결국 많은 장애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사건인 원주 귀래 사랑의 집 사건. 

그 사건의 형사사건, 피해자 구제 민사사건 등을 진행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채 1년도 되지 않아 새로운 대규모 인권침해 사건을 접하게 된 것입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9월 14일에 방영한 것과 같이 
홍천 실로암 연못의 집은 40여 명 가량의 장애인들을 수용하고 있는 시설로서, 
홍천 실로암 연못의 집 사건은 가해자는 수용된 장애인들의 기초생활수급비와 후원금 등을 개인 유흥비로 사용하고, 
욕창에 걸려 온 몸이 썩어가는 장애인을 후원금을 더 많이 받아내기 위해 방치해서 사망에 이르게 하는 등 
극심한 인권유린이 벌어져서 결국 시설이 폐쇄된 사건입니다.

9월 13일에 저는 동 시설이 폐쇄되기 전 상태와 장애인들의 거주상황 등을 직접 보고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안전한 곳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하는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서 홍천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보았던 참혹한 모습들은 차차 법률적인 해결과정을 통하여 제가 현출해야 할 부분이겠지만, 
“장애인이 시설에서 죽을 수도 있지!”라고 격앙된 어조로 강변하는 가해자를 지켜보면서 
이 사회의 장애인들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시설에서 짐승처럼 먹고 자기만 하면 되고 심지어 시설의 ‘성은이 망극한’ 보살핌을 받다가 죽어도 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아직도 이 사회는 충분히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장애인들까지 시설로 보내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을 사회에서 차단시키고 고립시키는 것이 가장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발상이 오히려 장애인 복지와 인권보장을 가로막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 사건은 앞으로 형사적 민사적으로 다양한 법률지원이 필요한 사건입니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된 성년후견인 제도의 본 취지가 특정후견 임시후견에 있음을 고려할 때, 
이 사안의 경우 기간과 권한을 정하여 성년후견제도의 좋은 예를 남기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성년후견제도가 실과 바늘이라면 이를 꿰어서 장애인들과 오순도순 어울려 사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이를 지켜봐주시고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재단법인 동천 김예원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