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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 칼럼] 이주아동의 과태료 미납을 이유로 한 출국 금지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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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1 작성일18-05-04 13:25 조회13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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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20. 작성, 18.5.4. UPDATE)

 

 

대한민국 영토로부터의 추방, 즉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외국인이 이를 다투고자 할 때 법무부는 “국가가 외국인의 입·출국에 대해 결정권을 가지는 것은 국가 주권의 성질상 당연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 ,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추방하는 결정에 대해 정부의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입장이 난민협약 상의 난민이 가지는 권리, 장기 체류자가 거주국에서 형성한 관계를 유지할 권리 등 외국인에게도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차치하더라도, 국제법과 관행 상 외국인에게 절대적인 입국의 자유가 인정되지는 않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출국의 자유는 어떨까? 외국인이 자의로 출국하는 경우, 국경통제를 위한 국가의 출입국행정의 중요성은 입국을 금지하는 경우에 비교하여 높지 않다. , 이러한 경우에까지 외국인의 이동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국가의 결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국제법 상으로도, 세계인권선언 제13조 제2[1],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2조 제2[2],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협약 제5 (d)[3] 등에서 모든 사람의 출국의 자유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외국인이 체류 자격을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출국의 자유가 제한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조약기구의 일관된 입장이다.[4] 외국인의 출국의 자유는 국가안보, 공공질서, 공중보건 또는 도덕, 타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한도 내에서만 법률에 의하여 규정된 바에 따라 제한될 수 있을 뿐이다.[5]

  

그런데 올해 들어서 지역 출입국관리사무소가 과태료 미납을 이유로 외국인 아동들의 출국을 임의로 제한하는 사례들이 수차례 확인되고 있다. 한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국적국으로 출국하려는 가족들에게 과태료를 내기 전에는 출국할 수 없다고 통보하여, 사실상 출국을 막는 경우이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제시하는 근거는 외국인 등록을 하지 않은 아동들에 대해 보호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되어 있는 출입국관리법 상의 규정이다. 이 규정 때문에 베트남 국적의 3남매(8, 4, 1)가 외할머니와 함께 출국하려고 하다가 220만원의 과태료를 내지 않으면 출국할 수 없다는 김포공항 출입구관리사무소 측의 통보에 발길을 돌렸고, 우간다 국적의 3남매(5, 3, 1)가 어머니와 함께 출국하려고 하다가 85만원의 과태료를 내지 못해 출국하지 못하였다. 이들 가족은 미등록 상태로 한국에서 거주하다가 생활기반을 정리하고 비행기 비용을 마련하여 출국하려고 했던 처지라, 출국을 금지 당하자 머물 곳도 없어 며칠, 또는 몇 주간 지인의 집과 시민단체 사무실을 전전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이들은 주변의 도움으로 과태료를 납부하고 항공권을 다시 구매할 돈을 간신히 마련한 후에야 출국할 수 있었다 (부산에서 이러한 사례를 확인하고 지원한 “이주와인권연구소”의 활동내용은 링크 참조).
 
위의 사건 후 알려진 바에 따르면, 과태료 미납을 이유로 한 아동의 출국 금지 관행은 몇 년 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었다. 보통 과태료가 소액이어서 수중에 가진 돈으로 내고 출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2017년 여름부터 과태료 액수가 크게 증액되면서 고액 과태료를 내지 못한 가족의 사례들이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이다. 과태료 부과 처분에 대한 절차적인 하자는 논외로 하더라도, 이러한 관행의 가장 큰 문제점은 출국 금지에 대한 법적 근거나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출입국관리법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일정한 기간 동안 외국인의 출국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출국 정지 사유를 정하고 있는데, 외국인의 출국 정지는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행해지고, “단순히 공무수행의 편의”, 또는 “행정벌을 받은 자에 대한 행정제재의 목적”으로 할 수 없다.[6] 법 상 열거되어 있는 출국 정지 사유를 보면, 징역형이 끝나지 않은 사람, 벌금 1천만원 이상을 내지 않은 사람, 위조 여권을 사용한 사람 등, ‘국가안보’, ‘공공질서’, ‘외교관계’ 등의 유지를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외국인의 출국을 제한하고 있다. 과태료 100만원-200만원 미납사실은 법률 상 규정된 출국 정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과태료를 내지 않은 외국인들의 출국을 금지하는 결정과 국가안보, 공공질서와의 상관성도 인정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점은 출국 금지 과정에서 아동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과 관련된 모든 활동에 대해 ‘아동 최상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의무를 각 국가에 지우고 있으며, 특히 보호자가 없는 아동의 본국 귀환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고 아동친화적인 방식으로 수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7] 그런데 최근 문제된 사례에서 확인되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태도는 ‘과태료 징수’에만 방점이 찍혀 있고, 이러한 결정이 아동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부모가 체류자격이 없는 상태에서 태어난 아동들은 사실상 외국인 등록이나 체류자격 부여의 경로가 막혀 있다. 결국 미등록 체류자의 자녀로 태어난 아동들의 보호자들은 아동들의 외국인 등록 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가 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이 아무런 책임이 없는 사유로 출국의 길이 막힌 아동들에게는, 머물 곳도 없이 시설을 전전하며 보호자가 과태료 낼 돈을 마련할 때까지 한국에 남거나, 보호자를 한국에 남기고 자신들만 비행기에 탑승하여 국적국으로 돌아간다는 부조리한 2개의 선택지 밖에 없었던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현행 법도 위반한 관행에 대한 반성과 개선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부모의 선택이나 법제도의 미비로 인해 아이들이 지나치게 가혹한 처우를 받지 않는 출입국행정의 설계와 운용이 필요하다.

 

 

 

UPDATE: 국가인권위원회도 최근 위와 같은 취지로 미등록 이주아동 관련 과태료 미납을 이유로 한 출국정지 관행 개선 권고를 내렸다.

 

권고문https://www.humanrights.go.kr/site/program/board/basicboard/view?menuid=001004002001&pagesize=10&boardtypeid=24&boardid=7602717)

 

관련보도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43102.html

 

 

 

 

 

[1] “모든 사람은 자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로부터도 출국할 권리가 있으며 …” 
[2] “모든 사람은 자국을 포함하여 어떠한 나라로부터도 자유로이 퇴거할 수 있다.
[3] “자국을 포함 모든 국가로부터 출국하고, …”
[4] 자유권위원회 일반논평 15, 9자유권위원회 일반논평 27, 8
[5]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2조 제3
[6] 출입국관리법 제29동법 시행규칙 제6 1, 2항 및 제39조의 2
[7]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일반논평 제6

 

재단법인 동천 이탁건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