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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칼럼]모든 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될 권리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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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7-12-01 00:00 조회49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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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2004년 난민 지위를 인정 받아 체류 중인 ㄱ국 출신 메리씨(가명)는 한국에서 두 명의 아들 (12, 10)을 얻었습니다. 아들들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사람’으로 자랐지만, 출생신고는 하지 못하였습니다. 현행 법 상 메리씨는 자신의 본국인 ㄱ국 대사관에 자녀의 출생신고를 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ㄱ국 정부에 반대하다가 정부의 박해를 피해 탈출한 메리씨가 다시 본국 대사관에 방문하여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서류를 접수하는 것도, 대사관이 협조해 주리라는 기대도 품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출생 등록이 안된 메리씨의 아들들은 신분증 발급도, 여행자 보험 가입도, 대학교 진학도 하지 못합니다. 아들에게 키즈폰을 선물해 주려고 핸드폰 대리점을 방문하였지만 신분증명이 안되어 거절당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날, 아들은 왜 다른 친구들처럼 자신도 핸드폰 사용하지 못하냐고 엄마에게 물었지만, 메리씨는 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2017.11.27. ‘보편적 출생등록 제도 도입을 위한 토론회’의 사례발표 재구성)

모든 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될 권리를 갖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

한국도 가입한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조는 “모든 아동출생 후 즉시 등록될 권리를 갖습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유엔 사회권 위원회는 최근 한국 정부에 대한 권고를 내리면서, “부모의 지위에 관계없이 아동의 보편적 출생 등록을 보장”하라고 요청하기도 하였습니다. 보편적 출생등록 제도, 또는 보편적 출생신고 제도라고 불리는 제도가 바로 “모든 아동이 출생 후 즉시 등록될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아동의 출생 등록이 왜 중요할까요? 출생 등록이 되지 않으면, 아동의 법률 상의 신분의 증명이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어느 나라 국적의 어린이인지, 예방접종 대상인 어린이인지, 불법입양의 위험에 처한 어린이인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국가가 아동의 존재를 알지 못하니 미취학 아동 전수조사에서도 누락되어, 아동학대 피해를 예방할 수도 없습니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예방접종도, 의무교육도 받지 못한 18세 소녀의 사례가 최근에 알려지기도 하였습니다. (동아일보 17.3.14.자 보도  [카드뉴스]학교도 병원도 가봤다…있어도 없는 ‘18 유령 소녀’ )

현재 우리나라 가족관계등록법은 출생신고 의무를 부모에게 일임하고 있는데, 부모가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감독하거나 개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많은 선진국들은 분만에 관여한 의료기관이 출생 즉시 출생사실을 정부에게 알려서,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정부가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도, 이러한 취지의 제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링크] 이러한 법안이 통과되면 최근 보도된 바와 같이 산부인과에 태어난 신생아가 몇 년 뒤 시신으로 발견되기까지 아무도 몰랐던 비극적인 사례는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MBN 뉴스 2017.6.19.자 보도 “‘구멍 뚫린’ 출생신고제 신고 하면 그만, )

출생등록과 관련하여 또 하나의 큰 문제는 이주아동의 문제입니다. 이주아동의 출생신고는 현행 가족관계등록법 상의 ‘출생신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 관공서에 출생신고를 한다고 해도 신고에 대한 ‘수리(접수) 증명서’의 발급만 가능합니다. 수리 증명서는 ‘출생한 사실’을 증명하지 않고, ‘신고를 수리했다’는 사실만을 증명하기 대문에, 출생 증명서’의 기능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 ‘출생신고’를 통해 한국 정부에게 아동의 출생 사실을 알리더라도, 정부는 해당 아동이 자신의 출생사실과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지 않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외국인들은 본국 대사관을 통해서 출생을 신고하라는 입장이지만, 이것이 힘든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본국 정부의 고문, 체포 등의 박해를 피해서 한국으로 도망친 난민들이 대표적입니다. 한국에 아예 영사관이나 대사관이 없는 국가에서 온 외국인들도 많습니다. 미등록 상태로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신고를 하려고 해도 본국 대사관에서 문전박대 당하거나, 몇백만원을 신고비로 내라고 요구 받기도 합니다.

자신과 무관한 사정으로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무국적 상태로 남게 된 이주 아동들은, 어느 국가의 보호도 받지 못하게 됩니다. 한국은 인권적 관점에서 국내에 거주하는 모든 아동들에게 응급의료비 지원, 예방접종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들은 이러한 혜택의 대상이 되기도 쉽지 않습니다. 부모의 본국에게도 아동의 신분을 증명하지 못하여 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국제기구들은 수차례 한국 정부에 대해 외국인에 대한 출생신고 제도를 개선하라는 권고를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2015년 유엔 시민적ㆍ정치적 권리규약 위원회의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권고
위원회는 대한민국에서 외국인들이 자녀들의 출생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자국 대사관에 가야 하며, 이는 주로 난민 신청자, 인도적 체류자격 보유자 혹은 난민에게는 불가능한 방법이라는 사실에 주목하며 우려를 표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아동의 출생등록이 부모의 법적 상태 그리고 출신국과 무관하게 모든 아동들에게 허용되도록 보장해야 한다.

[현재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에서 도입 추진 중인 보편적 출생신고 제도 절차]
국제아동인권센터, UNICEF, UNHCR,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재단법인 동천 등15개의 단체로 구성된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는 2015년부터 ‘보편적 출생신고 제도’ 도입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습니다. 홍보 영상[링크]을 만들기도 하고카카오 같이가치 캠페인을 진행하여, 11천여명의 시민 분들의 서명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링크]

하지만 아직 모든 아동을 위한 출생신고 제도의 도입까지는 더 많은 지지의 목소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는 작년과 올해 연이어 토론회를 열며 보편적 출생등록이 왜 아동들에게 중요한지 설명하며,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최소한 출생 사실은 증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정부는 아직 복지부동입니다. 모든 아동을 위한 출생등록 제도의 지지서명은 아래 링크에서 할 수 있습니다
     

 


재단법인 동천 이탁건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