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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 칼럼] 역삼역 '빅판(빅이슈 판매자)' 아저씨를 본 적이 있나요? (한창완 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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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1-06-28 00:00 조회2,62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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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9월 런던 어느 거리에서, 노숙자들이 “The Big Issue” 를 손에 들고 행인들에게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거리를 헤매며 하룻밤 몸 누일 곳을 찾고, 한 끼 식사를 고민하고 있어야 할, 아니 그렇게 밖에 살 수 없었던 런던의 노숙자들은 1991년 9월부터 “The Big Issue” 를 통해 “희망 없음”에서 조금씩 벗어나 다시 사회로 편입되기 시작합니다.



존 버드
와 고든 로딕이라는 두 청년은 노숙자들의 자활을 위해 고민하다 노숙자들에게 한 번의 동정의 손길을 내미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1991년“The Big Issue”라는 잡지를 창간합니다. 런던 거리의 노숙자들은 “The Big Issue”를 1부당 1파운드에 구입하여 이를 다시 2파운드에 행인에게 판매하고, 여기서 나는 이익으로 다시 “The Big Issue”를 더 많이 구입하고 판매하여 더 많은 이익을 얻었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구걸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번 돈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고 조그마한 방도 구하여 월세를 직접 내기도 합니다. 사업에 실패하여 노숙을 시작하면서 헤어졌던 가족들과 다시 함께하게 되고, 심지어 “The Big Issue”를 판매하여 번 조그만 이익을 다른 노숙자나 약자들을 위해 기부하기도 합니다. 존 버드와 고든 로딕이라는 두 청년이 창간한 이 잡지는 수 많은 런던의 노숙자들에게 다시 한번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 후 세계 곳곳에서 “The Big Issue”가 창간되더니, 드디어 한국에서도 작년 7월 “빅이슈”라는 이름으로 거리에서 판매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혹시 역삼역에서 한 아저씨가 밝은 목소리로 “빅이슈”를 판매하는 것을 본 적이 있나요? 그 분은 자신이 하던 사업이 부도가 난 이후 노숙자로 생활하다 처음 빅이슈 10권으로 역삼역에서 판매를 시작하였다 합니다. 이제는 헤어진 가족들과 다시 재결합하고, 심지어 자신이 그 동안 모은 300만원을 가족의 병원비로도 사용할 수 있었다고도 하고요.


이런 사연들은 서울 시내 곳곳에서 “빅이슈”를 판매하는 노숙자들에게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빅이슈”를 판매하여 얻은 이익을 자신들보다도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서 사용하고 있기도 하지요.
 

길거리를 지나가다 “빅이슈”를 판매하는 노숙자들을 보면 다가가 한 권 사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 한 번의 도움은 그 분들에게 단순히 잡지 한 권을 판매하여 얻는 이익 1천여 원이 아니라, 더 열심히 살 수 있도록 하는 큰 의미를 줄 것입니다. “빅이슈” 한 권을 구입하는 행위로 인하여 다른 사람을 도와주었다는 큰 행복감도 느낄 수 있지요. 3천 원이라는 돈으로 “빅이슈” 한 권을 구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 동안 어렵게만 느꼈던 “다른 사람을 돕는 행위”가 더 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더구나 대한민국에서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이 재능기부로 “빅이슈”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니, 상큼하고 재기발랄한 글들을 즐길 수도 있지요.



혹시 거리에서 직접 구입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시나요?

저를 비롯하여 저희 회사에 근무하는 13명이 “빅이슈”를 함께 구독해서 보고 있답니다,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주세요. 두 팔 벌려, 열렬히, 또 다른 “동지”의 합류를 환영하겠습니다. ^^
                                                                                                                        - 한창완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