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 칼럼] 책 한권의 여유 - 을 읽고 (황승화 弁) > 동천 칼럼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활동

동천 칼럼

[동천 칼럼] 책 한권의 여유 -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을 읽고 (황승화 弁)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1-03-31 00:00 조회1,916회

본문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을 읽고


                                                                    실벵 다르니(Sylvain Darnil), 마튜 르 루(Mathieu Le Roux) 지음, 민병숙 역, 미고북스 출판

                                                                                                                                                    황승화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왠지 제목이 낯 익은 느낌이다. 2003. 6. 15. 프랑스 출신의 두 젊은이가 의기투합하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모험을 하는 대안기업가를 만나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2004. 9. 그들이 파리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440일간, 4대륙 38개국 6 5,000킬로미터의 대장정이 펼쳐진다이들은 다양한 이동수단을 이용하되 공해발생량이 많은 비행기 여행을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모험기간 동안 11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였던 것으로 계산되었고킬로만자로 산허리에 1,300그루의 나무를 심는 방식으로 지구에 속죄하였다.


그렇다! 낯 익은 느낌은 쥘 베른(Jules Verne)의 <80일간의 세계일주>가 준 것이었다. 19세기를 살았던 쥘 베른이 증기선, 기차를 이용한 80일간의 세계일주를 그려냈다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이들은 기차와 버스, 택시, 트럭, 오토바이, 배, 그리고 비행기에 의지했다. 쥘 베른이 미지의 세계 그 자체를 향한 모험을 그렸다면 두 젊은이는 미래를 향한 모험을 벌이는 사람들을 향한 것이 달랐을뿐.






두 젊은이에게 도전을 준 사람은 최초의 ‘빈민 은행’인 그라민 은행(Grameen Bank)을 설립하여 가난과의 싸움을 성공적으로 
벌이고 있는 방글라데시의 경제학자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의 자서전이었다고 한다. 이 넓은 세상에, 인간이 자연과 사회, 인간에 대해 행하고 있는 잘못을 찾아내고 구체적으로 치유하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또 있지 않을까? 유럽에서 출발한 두 사람은 아시아를 거쳐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그리고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수백 명의 대안기업가를 만나, 그들이 일상을 박차고 나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웅대한 계획을 시도하게 된 계기를 묻고, 겪었던 어려움을 듣고, 소중한 성과를 기록하였다. 





 


 

Interviewee가 개척하는 산업분야는 농업, 건축업, 공정무역업, 교육문화사업, 폐기물처리 및 에너지재생사업, 금융업, 보건위생 관련 사업, 도시계획 등 실로 다양하고, 따라서 관련된 전문적인 학문분야도 광범위하다. 하지만, 이들에겐 공통점이 보인다. 우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한다. 미래 세대의 자원을 빌려 쓰거나 약탈하지 않는 조화로운 발전을 지향한다. 또한 지역공동체와 밀착된 사업을 진행한다. 수익창출을 지향하지만, 지역공동체에 대한 기여를 전제한다. 마지막으로 국가가 무엇을 해 주겠지, 하고 바라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노력한다. 인터뷰 대상자 그 누구도 국가의 재정적 지원을 바라거나, 지원이 없다고 볼멘소리를 하지 않는다.
 
영리와 공익의 동시추구? 좋은 일이긴 하나 과연 가능할까, 하고 의문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생존과 성장을 위해 지독하게 경쟁하는 위대한 기업들도 스스로의 존망을 확신하지 못하고,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마당에 두 마리 토끼라니. 하지만 인도에서 무료안과병원을 운영하는 고빈타파 벤카타스와미(Govindappa Venkataswamy)의 사례를 보니, 형편이 허락하는 35%의 환자에겐 제 값을 받고, 65%의 환자에게는 무료 시술을 하면서도 너끈히 재정자립을 이루어내고 있었다. 물론 35%의 자비심에만 의존한 건 아니었다. 다국적 제약업체의 장벽을 부숴 시술에 필요한 각종 의료품의 단가를 혁신적으로 낮춤으로써 가능하였다. 대안기업가에게도, 아니 대안기업가인 만큼 더 혁신(Innovation)이 절실하다고 웅변하는 게 아닐까? 때론 기존 가치관이나 업계 규범에 대한 신선한 뒤집기(즉, 정면도전)도 필요하다. 자본의 자기증식만을 추구하는 월가에서 사회책임투자펀드를 출범시킨 에이미 도미니(Amy Domini)는 월가에 새로운 투자방식을 깨우쳐준 이단아(異端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