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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 칼럼] 세상에서 NPO가 사라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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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7-03-31 00:00 조회1,84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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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NPO가 사라진다면


 



아침 7시 눈을 뜬다. 서둘러 나갈 채비를 하고 만원지하철에 오른다. 잠깐 무언가를 하다보면 금세 점심시간이다. 동료들과 커피까지 한 잔 하고 나면 나른해진다. 어느새 밤. 야근을 하기도 하고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또 아이와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 하고 그렇게 하루가 간다. 우리가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동안 수많은 비영리단체들이 생겨나고 사라진다. 세상에서 NPO가 사라진다해도 우리의 삶에는 아무 영향이 없을 것 같다. 그냥 그렇게 NPO가 없던 시절에도 잘 살아왔던 것처럼 평범한 일상은 지속될 것 같다.


이쯤에서 부족한 상상력을 발휘해 본다. 만일 아동,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권보호단체가 없다면? 국가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모두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제도적 사각지대가 대폭 증가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약자에 대한 인식이나 법제도 개선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언제라도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으므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시스템이 구석구석 제대로 작동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우리도 제대로 보호 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 한다. 환경단체가 없다면? 시민의 눈이 닿지 않는 곳의 자연환경이 황폐화되어도 그로 인해 사람들의 건강이 악화 되어도 문제의식조차 공유되기 어려울 수 있다. 오염된 식수, 공기 등으로 인한 피해자는 우리가 될 수 있다. 정치감시단체가 없다면? 국제구호단체가 없다면? 더 상상해보아도 NPO가 사라지는 것이 우리에게 좋은 일은 아니다.


성장만을 향해 가다보면 소외되기 쉬운 가치들


세상에 NPO가 사라진다면 우리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제대로 보호 받지 못해도 인식을 못하거나 주장을 하기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성장지향적 사회에서 소외받기 쉬운 가치들, 이를테면 약자에 대한 공동체적 배려나 연대의식이 없는 그런 삭막한 사회에서 살게 될 수 있다. 약자라고 해서 외면 받는 세상, 다수의 관심사가 아니라고 해서 버려지는 세상, 그런 세상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도 행복함을 줄 수 있는 세상은 아닐 것이다.


물론 비영리단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금도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여전히 삭막하고 여성, 청(소)년, 노인, 장애인, 난민, 이주민, 동물 등 많은 약자들이 살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나마 한때 장애인화장실조차 제대로 갖춘 건물이 거의 없었던 우리나라에 장애인 전용 주차장이 생기고 경사로설치가 의무화되는 것을 보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터넷 홈페이지가 증가하는 것을 보면, 야생동물 로드킬 방지를 위한 생태통로가 생기고 있는 것을 보면, 과거보다 문화적으로 소수자에 대한 연대의식이 강화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은 많이 부족한 수준이라 할지라도 NPO가 있어서 그나마 모두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이 점점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서 NPO는 사라져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NPO는 사라져서는 안 된다. NPO는 우리사회가 급격한 성장만을 향해 갈 때, 누군가 강자만이 살아남는 것이 당연하므로 약자에 대해서는 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때 반대편에서 “아니”라고 해줄 수 있는 우리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이다. NPO의 도움으로 우리는 조금은 느려도 더 따뜻하게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


다만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생겨난 많은 NPO들이 재정난,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을 닫는 곳들도 부지기수다.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밤낮으로 일하는 활동가들, 법을 잘 몰라서 권리를 찾지 못하고 피해를 입는 많은 단체들.. 그들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그래서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더욱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 역할을 나도 당신도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다. 혹시 당신이 변호사인데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동천NPO법센터와 함께 해보자. 동천NPO법센터는 앞으로 NPO법률지원단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NPO법률지원단 활동을 통해 NPO를 돕고 나아가 더 좋은 세상 균형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면 변호사로서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NPO(Non-Proft Organization)

비영리단체, 비영리조직, 제3섹터 등을 이르는 포괄적인 명칭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환경, 인권 등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부터 국제구호단체, 권력감시단체까지 수없이 많은 NPO들이 존재하고 있다.

 

 

 

동천NPO법센터 송시현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