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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 칼럼] 보편적 출생 신고, 모든 아동 인권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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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6-08-29 00:00 조회5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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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출생신고 제도, 또는 보편적 출생등록 제도(Universal Birth Registration)라는 단어는 아직 한국 사회에서 생경하다. ‘출생신고’란 의례 부모가 자녀가 태어난 뒤 이름을 정하였으면 주민센터로 가서 서류를 작성하는 절차로 알고 있되, 그 제도의 촘촘하지 못한 구멍 사이로 빠져나가는 아동들의 문제는 사회적 관심을 받은 적이 없는 까닭이다.
올해 들어 미혼모들로부터 출생신고 되지 않은 갓 태어난 아기 6명을 돈을 주고 데려온 사건(관련기사), 빚을 져 도망 다니다가 자녀들을 출생신고 하지 못한 채 초등학교에 보내지 않은 사건(관련기사) 등이 보도되어, 출생신고의 중요성을 많은 이들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출생신고의 문제는 언론에 보도되는 ‘특이한’ 사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출생신고로부터 제도적으로, 현실적으로 배제되는 아동들이 존재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모든 아동이 출생 신고할 수 있도록 보장
보편적 출생신고제도란, 출생한 모든 아동이 출생국 정부에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출생신고가 되면, 아동은 출생증명서를 발급 받을 수 있게 되는데, 출생신고서에는 아동의 이름, 성별, 출생일, 출생지, 가족관계 및 국적 등이 기록된다. 아동은 출생증명서를 통해 자신의 출생 사실과 신분을 증명할 수 있게 되고, 국가는 출생신고를 통해 아동의 출생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아동이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신분을 증명할 수 없다면, 다양한 권리 침해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위의 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출생신고가 되지 않는다면 영아매매의 대상이 되거나 의무교육을 이수하지 못해도 국가가 알 방법이 없다. 신분을 증명하지 못하여 의료 진료 및 사회보장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다. 형사미성년자임에도 나이를 증명하지 못해 어른으로 처벌될 수도 있고, 그 외 취업, 결혼 등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결국 출생신고를 통해 국가가 아동의 존재를 알아야 국가가 아동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고 보호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출생신고는 아동의 권리 보장을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모든 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되고, 성명을 가진다”) 및 유엔아동권리협약(“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되어야 하며”) 등의 국제 인권 규약도 보편적 출생신고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도 보편적 출생신고 제도를 도입할 것을 촉구하는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유엔자유권위원회 등의 권고도 수차례 내려진 바 있다.

이주아동의 경우
이주아동 중 많은 수가 현행 출생신고 제도로부터 현실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한국의 출생신고 제도는 기본적으로 ‘국민’을 대상으로 놓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의 경우에는 ‘국민’과 가족을 이룬 경우에만 아동의 출생신고가 가능하다. 따라서 이주외국인은 본국의 대사관 등을 통해서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데, 난민과 미등록 이주민들은 출생신고가 불가능한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출신 국가의 박해로 인해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자의 자녀의 경우, 출생신고를 위한 본국 정부의 행정 지원을 기대하기 힘들 수 있다. 미등록 이주민의 경우, 대사관에서 출생신고를 조건으로 ‘불법체류’를 중단하고 귀국하라고 종용하는 사례가 확인된다. 미등록 체류자의 수를 줄이라는 한국 정부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주아동, 특히 미등록 이주아동에게 보편적 출생신고 제도의 필요성은 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미등록 이주민이 제도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출생신고 시 단속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등 세심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또한 출생신고가 ‘출생증명’에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이주아동이 이를 기초로 하여 실제로 교육권, 건강권 등의 권리를 충분히 향유할 수 있도록 법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보편적 출생신고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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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편적 출생신고 캠페인 홈페이지 (www.ubrkorea.org)

보편적 출생신고의 필요성에 공감한 많은 현장 NGO, 국제기구와 변호사 단체들은, 작년부터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를 꾸려 법 제도 연구와 입법 추진을 위해 노력해 왔다. 올해는 보편적 출생신고 캠페인 홈페이지(www.ubrkorea.org)를 개설하여, 보편적 출생신고 도입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보편적 출생신고와 관련된 피해 사례들과, 제도와 관련된 상세한 설명도 확인할 수 있다.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는 올해 내 보편적 출생신고를 위한 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반기에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네트워크에 소속된 단체는 다음과 같다 (가나다 순). 이주민공익지원센터 감사와 동행,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국제아동인권센터, 뿌리의 집, 세이브더칠드런, 안산이주아동청소년센터,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유엔난민기구, 사단법인 유엔인권정책센터, 재단법인 동천,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TRACK). 
                                                                                                     -재단법인 동천 이탁건 변호사-
※출처: MWTV이주민방송 (http://mwtv.kr/?r=home&c=3/22&uid=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