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 [현장스케치] 제11회 bkl-동천 공익인권영화상영회 <소수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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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5-09-17 00:00 조회2,515회본문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국선변호사인 윤진원(윤계상)은 강제철거 현장에서 경찰을 죽인 철거민 박재호(이경영)의 변호를 맡게 됩니다. 박재호는 아들을 죽인 경찰에 대한 정당방위를 주장하지만, 검찰은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하고 진원은 이에 맞서 사건을 파헤치기로 결심합니다. 진원은 이혼 전문변호사인 선배 대석(유해진)과 함께 대한민국을 상대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준비하는데, 청구액은 단돈 100원!
법정영화인 만큼 전개가 빨라서 한 장면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집중했는데요. 모든 분들이 가장 집중한 부분은 국민참여재판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랜 공방 끝에 검사의 비리가 드러나고,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무죄를 인정했지만, 판사는 배심원의 의견을 뒤집어버리는데요. 이 대목에서 영화 제목인 ‘소수의견’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초반에 박재호가 주장하는 정당방위는 ‘소수 의견’으로 시작하지만 여러 차례의 국민참여재판과 쏟아지는 증거들 속에서 이들의 ‘소수의견’은 ‘다수의견’이 됩니다. 하지만 결국 배심원의 의견을 뒤집은 판결에서 볼 수 있듯이 권력을 가진 ‘소수의견’에 의해서 다수의견은 묵살되는 씁쓸한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소수의견으로 인해 재판에서의 정의가 타협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소수와 다수의 의미를 생각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가장 가슴이 뭉클했던 장면은 재판의 막바지에 이르러 증인으로 선 죽은 의경의 아버지가 “내 아들은 절대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나는 거기에 없었으니까요. 만약 죽였다면, 그건 실수였을 겁니다” 라며 흐느끼는 대목이었는데요. 그 순간 피고석에 앉아있던 박재호는 “미안합니다”라며 함께 흐느끼는데, 결국 모두가 이 사건으로 인해 상처를 입은 피해자임을 깨달게 합니다. 정당방위일지라도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본인은 죄인이라는 박재호의 마지막 발언이 경찰로 인한 죽음을 은폐하려는 검찰의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한 인간의 죽음에 대한 대조된 태도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참석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상영회에서도 더 깊은 감동과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영화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이사랑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