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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현장 스케치] “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왔습니다.” (김다애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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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1-07-01 00:00 조회1,60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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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이맘때 즈음, 제가 처음 만났던 난민은 난민인정을 받고 국내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 인텔리였습니다.
두 번째 만났던 난민도 역시 난민인정을 받고 국내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 인권 활동가였습니다. 

세 번째부터는 순서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난민 인정자보다는 난민신청단계 또는 소송 단계의 신청자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처음 두 난민 분들과는 조금 달랐던 것 같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는 아주 작고 힘이 없었습니다.


2011년 6월의 초여름 밤, 동천의 좋은 파트너인 난민인권센터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난민협약 60주년을 맞아 준비된‘난민 photovoice 사진전’. 사실 그전에도 세미나, 포럼, 그리고 다양한 난민의 날 기념 행사 등, 난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많았는데요.. 하지만 그 동안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분들은 제가 만난 첫 번째, 두 번째 난민 분들처럼 ‘성공케이스’의 주인공들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사진전은 아주 특별했습니다. 총 6명의 작가 중 난민인정을 받은 분은 한 분. 2명은 인도적 지위, 그리고 나머지 3분은 소송단계 중에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정부의 지원이 전무한 상태에서 소송중인 경우 일을 할 수도 없게 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작가 분 모두 아기가 있는 어머니들이라 어쩌면 더더욱 자기 목소리를 내기 힘든 분들이었죠.

아, 생존에 급급한 분들에게 ‘사진찍기’ 내지는 ‘목소리 내기’가 사치일 수도 있다고요?


사실 이번 전시회는 난민 분들의 사진 활동이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되어 진행되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갖습니다. 난민인터뷰를 하게 되면 때로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난민 분들이 종종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인데요,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을 하거나, 아예 박해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거나, 억울함에 눈물을 흘리거나, 아예 사전 통보 없이 인터뷰에 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종, 종교, 국적, 특정사회집단 소속,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차별과 박해를 받아 본국을 떠난 난민. 일반적으로 그들은 그 과정에서 ‘그리 일반적이지 않은’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물론 협박, 고문, 강간 등의 인권유린(Human violence)의 경험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비록 일시적인 경험이라 할지라도 이로 인한 정신적∙심리적 트라우마는 대부분의 경우 상당히 오랜 시간 지속됩니다. 물론, 개인에 따라 박해에 대한 공포의 정도가 다르듯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정도도 다릅니다.

특히 본국에서 ‘벽’을 피해 비호국으로 떠나왔지만 또 다른 ‘벽’을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문제들로 그들은 제2, 3의 고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보통 2년에서 3년 정도 걸리는 난민지위인정 심사과정에서 겪게 되는 삶의 한계, 차별, 외로움 등으로 인해 지나치게 의존적으로 변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정을 주는 분들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난민보호 영역에서 이들에 대한 심리 상담, 심리 치료의 중요성이 대두된 지 오래 되었고 최근에는 다양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난민인권센터의 경우 심리상담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올해 진행 되었던 사진활동 프로그램 그리고 현재는 난민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놀이 활동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http://www.nancen.org/583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난민지원 NGO인 피난처도 오랫동안 난민태권도, 한글 교실을 비롯하여 미술 심리 상담난민아동 놀이활동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www.pnan.org). 난민여성과 이주여성을 위한 문화&경제 공동체인 사회적기업 에코팜므의 경우 이들이 작업한 수공예품을 판매하여 이익을 돌려주는 사업을 통해 치유, 성장, 자립을 돕고 있습니다(www.ecofemme.or.kr). 
 

이러한 단체들은 난민들에게 현재 한국사회에서는 얻기 힘든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난민을 단순히 ‘치료의 대상’으로만 보는 종전의 흐름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이며, 이를 통해 분명 난민들은 삶에 큰 활력소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조금 더 고된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분들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에 직간접적으로 동참하면서 말이죠. ^^ (단체연락처는 위에 링크를 클릭! 참 쉽죠~)


“삶 속에 있는 여러 장애물들, 놀라움 그리고 뜻밖의 일들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내 모든 꿈들을 실현시키려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 F
 
 


전시회에 사람이 많아 작품 하나하나를 보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난민 분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사진들과 글을 읽으며 저 또한 용기를 얻고 희망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모처럼 자신 있는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주셨던 작가 분들, 그리고 가족 분들. 그들의 모습은 참 밝았습니다. 그리고 동천은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기뻤습니다.
 


아, 마음이 건강해졌던 그분들의 ‘치유’의 시간들을 담은 사진책을 소장하고 싶으신 분들은 동천 사무국(02-3404-7590) 또는 난민인권센터(02-712-0620, http://www.nancen.org/556)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 2011년 난민의 날. 김다애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