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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4-01-13 00:00 조회1,6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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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다큐멘터리 영화 <풍경>


인턴 전수진 



 

“7~8개월 전에는 한국에서 학생이었어요. 외로울 때마다 바다나 강을 생각했어요. 한번은 꿈에서 자전거를 타고 노래를 부르면서 가다가 길을 잃었어요. 지금까지 왔던 길을 뒤돌아보았는데 길이 사라지고 강물이 차오르고 있었어요.”

 

“똑같은 꿈을 다섯 번이나 꾼 적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일을 했는데 사장님이 월급을 조금 밖에 안주셨던 때였어요. 망치를 제게 던지지는 않았지만 다른 곳에 던지면서 욕을 한 일도 있었어요. 열심히 일했는데 이렇게 욕을 먹어야 하나 억울했어요. 꿈에서 사장님한테 내일부터 일을 더 이상 안 할 거라고 말했어요. (꿈에서) 잠깐 깼다가 다시 잠들었는데 똑같은 꿈을 꾸었어요. 그렇게 다섯 번 꿈을 꾸었는데 지금도 그 장면이 생생해요. 그 날은 일을 그만두기로 한 날이었어요.”

 

캄보디아에서 온 여성 이주노동자, 가구 공장에서 일하는 네팔 출신 이주 노동자가 한국에서 꾼 꿈 중에 가장 기억나는 꿈에 대해 말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까지 살면서 어떤 꿈을 가장 생생하게 기억하시나요? 영화 <풍경>의 장률 감독은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꿈을 인터뷰하였습니다. 필리핀,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등 고향을 떠나 한국에 온 총 9개국, 14명의 이주 노동자들의 인터뷰와 일상, 일터의 공간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지난 1월 7일 화요일, 동천에서 난민과 이주민 분야를 맡고 계신 김연주 변호사님과 동천 인턴 모두가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신사역 인디플러스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헌데, 영화 제목이 왜 ‘꿈’이 아닌 ‘풍경’일까요? 영화는 단순히 이주 노동자들의 꿈에만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일하는 모습, 일터 주변의 풍경, 퇴근 후 가족과 식사하는 모습, 종교 생활을 하는 모습, 길을 걷는 모습, 아이를 돌보는 모습 등 여러 풍경이 영화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풍경들 사이로 그들이 꾼 꿈이 풍경의 일부처럼 드러납니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는 인간이 꿈을 통해 자신의 무의식을 발현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그는 꿈의 해석을 통해 인간의 깊은 내면의 무의식적인 소망을 분석하였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의 꿈 속에서 나타나는 소망은 소박하고 애잔합니다. 고국에 홀로 남겨둔 아내를 한국으로 초대하여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제주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꿈,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는 꿈, 필리핀에 있는 남자친구와의 결혼식, 그리고 그 곳에서 자신이 춤을 추는 꿈, 복권에 당첨되는 꿈 등 이들의 꿈 속의 소망은 가족과 고국을 그리워하는 것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더불어 쉽지 않은 한국 생활의 애환도 꿈 속에 등장합니다. 돼지 내장을 자르는 일을 하는 이주 노동자는 꿈 속에서도 그 일을 반복합니다. 공장에서 화상을 입은 이주 노동자는 화상을 입기 전에 귀신이 쫓아와 불을 지르는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이들의 꿈은 카메라가 비춘 그들 주변의 풍경과 함께, 담담하게 그들의 일상을 소개합니다.


                                 



장률 감독은 재중동포로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마음 속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인터뷰에 채 담기지 못한 이들의 무의식적인 소망, 이들이 겪는 억압은 다큐멘터리의 영상미로 또 다시 드러납니다. 영화는 한 소절의 배경음악 없이 영상의 색채와 빛, 구도로 채워집니다. 이 모든 것이 중간 중간의 인터뷰와 어우러져 관객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인간 그 자체로 전달되는 따뜻한 이미지들로 이방인들의 삶을 녹여낸 다큐멘터리 영화 <풍경>. 이주민들의 삶과 더불어 이들의 마음 속 이야기들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바로 이 영화 <풍경>을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