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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변호사 양성 | 제1회 동천 공익,인권홛동공모전 최종발표대회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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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1-05-23 00:00 조회2,13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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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아메리카노도 감동한...
<제1회 동천 공익인권활동 공모전 최종발표대회> 
 
안녕하세요. 저는 얼음 동동 띄운 아이스 아메리카노입니다. 저는 원래 세븐*** 이라는 편의점 냉장고 속에 들어 있었어요. 어떤 손님이 와서 나를 데려갈까..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얼음 땡!이 되어 있었지요. 2011. 5. 14. 토요일 오후 2시, 선글라스를 낀 윤제와 머리를 대충 묶은 언이가 들어오네요. 저와 제 친구들(아이스티. 아이스 카라멜 마끼아또 등등)을 사 가지고 어디론가 부지런히 들어가네요. 야호! 이제 저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여기는 한국타이어빌딩 17층 회의실이에요. 몇몇 사람들이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네요. 언이가 저를 들고 사람들을 모아요. “더운데 이거 마시고 하세요.” 현수막을 보니 <제1회 동천 공익인권활동 공모전 최종발표대회>라고 되어 있네요. 아직 뭔지 잘 모르겠지만 스텝들이 일찍부터 나와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걸로 봐선 꽤 큰 행사인가 봐요.
하나 둘씩 학생들이 들어오네요. 약간 긴장한 모습, 아마도 오늘 참가자들인가봐요. 준비한 PPT를 맞춰보고, 팀원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하네요. 참가팀들이 6개월 넘게 준비해오면서 제출한 보고서들과 참고자료들만큼이나 많은 자료들을 추가로 갖고 왔다며 구대희 차장님이 혀를 내두르셨어요.
 
저를 찜한 하경이는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네요. 맛있는 커피를 두고..ㅠ^ㅠ 덕분에 저는 발표가 가장 잘 보이는 맨 뒷 테이블에서 끝까지 지켜볼 수 있었지요. 저만큼 진득하게 발표를 다 본 사람.. 아니 커피는 없을 걸요?
양동수 변호사님께서 심사위원을 소개해주세요.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공익위원회 위원장 유욱 변호사, 같은 태평양 황승화 변호사, 장애여성문화공동체 김미연 대표, 서울공익법센터(APIL) 김종철 변호사, 국가인권위원회 원재천 정책교육국장님께서 진지한 포스로 앉아 계시네요. 여기서 잠깐! 위대한 탄생이 생각나는 건 저 뿐?
 
첫 번째는 제주대 로스쿨의 외국인이 행복한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라며 제주도 거주 외국인을 위한 인권조례안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청첩장 형식의 사랑의 편지를 보내서 외국인들에게 친근하게 조례안운동을 알리고, 설문조사도 하고, 외국인지원단체를 얼마나 열심히 다녔는지... 입이(사실 제 뚜껑이..^^;) 쩍 벌어졌답니다. 제가 더 놀란건 로스쿨생들이 직접 조례안 초안을 만들어서 도의회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담당변호사제도라는 것을 만들려고 변호사들을 직접 만나서 홍보하고 설득했다는 거에요.
우와 우와.. 감탄하고 있는 사이에 유욱 변호사님은 날카로운 질문을 하시네요. 
조례안을 보면 13조 위원회가 핵심적 내용인듯 한데.. 자문 심의 의결를 한다고 되어 있어요. 이렇게 규정하면 법적 성격이 자문기구 입니까, 심의기구입니까 의결기구 입니까?.” 수요자들 입장에서 어떻게 작동할 수 있을지, 조례안 좋지만 실제로 외국인의 권리가 침해되면 어떻게 구체적으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을지 예를 좀 들어주시죠.” “인권위, 노동위, 법률구조공단 등과 차이점이 뭐죠?” “타 지역 인권조례와의 차이점이 뭔가요?” 매의 눈을 가진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저까지 땀이 줄줄 나네요. 그래도 대답하는 김상헌 팀장의 내공도 만만치 않습니다. 시종일관 자신감 있게 답변하네요. 다들 멋져요!!>ㅇ<
 
두번째 팀은 연세대 로스쿨 <젊은 예술가의 날개> 개인적으로 팀이름도, 아이디어도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사실 신촌, 홍대에 있는 젊고 배고픈 예술가들이 편의점에 있는 저희들과 친하거든요.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컵라면을 먹으면서 공연하고 임금 못받았다, 계약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이런 하소연를 자주 하더라구요. 그런 고민들을 들어주고 상담을 해준다는 아이디어.. 참 반짝 반짝하죠? 홈페이지도 만들어서 실제로 상담도 8건 이상 했다고 하니 저도 상담 받고 싶네요. 요즘 저희랑 유사한 커피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나와서 고민이거든요.
이번에도 심사위원들의 애정어린 충고가 쏟아졌어요. 김미연 대표님은 문화정책 속 예술인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셨고, 원재천 국장님은 방송작가의 예를 드시면서 젊은 예술가들의 이슈를 다루는 다양한 스터디가 필요할 것이라는 조언과 함께 상담을 의뢰하는 사람이 전문적인 상담을 받길 기대한다는 점을 상기시켜주셨어요.
 
잠깐의 쉬는시간동안 단체사진도 찍고 다과도 먹은 뒤에 세팀의 발표가 이어졌어요.
남편의 폭력으로 사망한 어느 베트남 여성의 이야기에서 시작한 전북대 로스쿨 <해밀>팀은 멋진 책을 들고 나왔어요. 그 책에는 “해외이주여성들이 행복해지는 비밀 –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법률매뉴얼”이라는 부제가 적혀있고 그 속에는 체류와 국적, 결혼과 양육, 노동과 민사구제절차, 여성인권과 형사구제절차가 상세히 소개되어 있고, 절차상 필요한 각종 서식과 실제 사례들..(컥 넘 많아서 목이 메이니 커피 한모금!) 각종 단체들의 연락망까지 망라해서 담겨 있더군요. 책을 만든 것으로 계기로, 직접 이주여성들을 만나서 교육까지 했는데 수강생인 이주여성들이 울고 웃으며 수업에 참여해서 고민을 공유하고 상담을 했다고 하네요. 제가 손이 있다면 참 고생했노라고 해밀팀의 등을 토닥토닥 해주고 싶어요. 아마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처럼 긴밀히 협조한 단체들과 많은 이주여성들로부터 이미 많은 격려과 감사를 받았겠지만.
지금 열심히 진행중인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버전의 책이 나오면 실제로 이주여성들에게 요긴한 책이 되겠죠? 제 이름인 아메리카노의 스펠링를 쓰기도 벅찬 저로서는 김종철 변호사님께서 번역상의 오류를 지적해주실 때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죠. 원재천 국장님께서 발표자에게 격려와 함께 더 나은 발표를 위해서 날카로운 지적을 해주실 때는 인권감수성이란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구나 느꼈던 <불편해도 괜찮아>라는 책이 다시 생각났어요. 어머, 커피 치곤 저도 제법이죠?^^
 
고려대 로스쿨팀 <국제인권클리닉>은 발표 내내 PPT가 눈에 쏘옥 들어와서 넋을 잃고 봤어요. 나중에 들으니 프렛지라는 남다른 프로그램을 썼다고 하더군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원칙과 국내법제 연구를 통해서 자원개발사업의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미국의 도드 프랭크 법안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해외자원개발사업 지원법 개정안의 통과를 위해 국회의원과 협력하고, 국제회의에도 참석했다고 해요. 대단하죠? 사실 편의점에서 오가는 사람들의 어깨너머로 들은 지식이 전부인 제게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주제였어요. 연수생인 언이도 저랑 생각이 통했나봐요. 진형이와 얘기하는걸 살짝 들었는데 언이가 로스쿨생들 수준이 너무 높다고 했더니 진형이는 미국 대학생들은 이렇게 자발적으로 주제를 정해서 연구하는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어깨를 으쓱이더군요.
김종철, 유욱 변호사님은 한국 다국적 기업의 국제인권침해 방지운동이 조승수법안 입법운동으로 귀결된 과정에서 논리적인 흐름을 날카롭게 지적하셨고, 황승화 변호사님은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인들의 잘못을 반성하는 것처럼 다국적기업이 해외에서 어떤 행위를 했는지 고발·고백하고 사과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셨어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고대팀은 이번 공모전을 계기로 계속 노력해서 반드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하네요. 그들의 각오에 박수를 짝짝짝!
 
마지막 충북대 로스쿨의 <빵과 장미>팀은 근로청소년을 위한 인권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직접 교육까지 했고 이날 교육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보여줬답니다. 와~ 저는 태어나 처음으로 들어본 수업인데 정말 재밌더군요! 10대 청소년들이 지겹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권리를 체득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 밥상 차리기, 산업재해 숨은그림찾기, 근로계약서 작성 등 재미나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더군요. 제가 있던 편의점의 어린 알바생도 같이 들었어야 하는데...! 이 팀은 전국 로스쿨에 활동을 소개해서 이대, 강원대 등을 참여시키고, 강원도 교육청과 MOU를 체결해서 강원도지역까지 교육을 확대시켰다고 해요. 수업이 유익했다는 청소년들의 해맑은 얼굴을 보면서 이 아이들을 웃게 해준 빵과 장미팀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아~ 열정적인 발표대회가 끝나고 심사위원들의 치열한 공방을 거친 결과... 두둥! 결과가 발표되었어요. 제주대팀과 충북대팀이 공동 최우수상을 받았고, 세팀에게는 우수상이 돌아갔지만, 사실 5팀 모두 그 동안 너무나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했기에, 모두의 얼굴이 뿌듯한 미소로 가득했어요. 아!  제주대팀의 어드바이저였던 태평양의 이경환 변호사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에 앉아계시다가 최우수상이 호명되는 순간 일어나서 박수를 치셨어요. 저도 이럴 땐 손과 발이 있으면 좋으련만! 마음으로 짝짝짝!!!
태평양의 나천수 대표변호사님께서 “로스쿨생들이 기존의 법조계에 변화를 이끌어내는 평화의 혁명군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오늘 대회에 참석한 로스쿨생들의 얼굴에서 비장함과 설레임이 교차하던 것은, 아마 저만 봤을거에요.
언이는 이렇게 변호사들이 멘토가 되어주고, 지원금을 받아서 공익사업을 직접 해볼 수 있는 활동을 진작 알았다면 사법연수원 인권법학회도 참여했을텐데 아쉽다며, 한편으론 이렇게 열정적으로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하다며 혼자 중얼중얼거리네요.
 
아.. 저는 이제 밍밍해서 아무도 마시지 않게 되었어요. 대회를 보는 내내 감동으로 울컥울컥 해서 더 빨리 얼음이 녹아버린 것 같아요. 그래도 후회나 아쉬움이 없어요. 이번 대회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제 고향 브라질에서 커피콩을 따던 아주머니의 한숨이 떠올랐어요. 그들을 웃게 하는게 바로 인권이라는 걸까요? 동천의 공모전 6개월이면 커피도 인권을 말하게 한다?! 히히 저는 커피의 권리부터 생각할래요. 누가 아나요. 내년 공모전에는 로스쿨에 들어간 하경이가 <커피콩에 얽힌 공익·인권활동>으로 일등을 할지!^.~
모두 고마워요. 참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편의점에 가면 한번씩 저를 찾아주시길.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