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수급자의 사망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2심 승소 > 공익법률지원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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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 조건부 수급자의 사망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2심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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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1 작성일20-10-29 17:47 조회20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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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10. 29.  재단법인 동천의 권영실, 정제형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및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여러 변호사가 함께 공동대리했던 조건부 수급자의 사망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의 항소심이 선고되었습니다. 담당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국민연금공단과 수원시가 공동으로 사망한 수급자의 아내인 원고에게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던 1심의 판결을 인용하여 국민연금공단과 수원시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한국판 '나, 다니엘 블레이크' 소송으로 불리는 이 사건의 피해자였던 고인은 2005년과 2008년 심장 수술을 받고, 일반 수급자의 지위에서 약 8년간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를 유지하던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원시와 국민연금공단은 2013년 고인에게 근로능력이 있다는 판정을 했고, 근로를 해야 생계급여가 지급되는 조건부 수급자가 된 고인은 생계 급여를 받기 위해 강제로 취업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인은 취업 이후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어 3개월 만에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재판부에서는 이러한 사망에 이르기까지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과 수원시의 위법한 근로능력평가가 원인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였습니다. 항소심에서는 국민연금공단과 절차에 따라 망인에 대한 근로능력 평가를 했으므로 과실이 없고 인과관계도 인정되기 부족하다고 주장하였으나, 피고 측의 주장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위 판결은 위법한 근로능력평가가 수급자가 생계 유지를 위해 강제로 일을 하도록 만들어 생명과 존엄을 침해할 수 있으며, 국가가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처음으로 인정한 판결입니다. 근로능력평가의 재판정절차가 있다는 이유로, 근로능력평가 중 활동능력평가와 의학적 평가는 별개의 절차라는 이유로, 수급자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심사한 것은 명백한 잘못입니다. 이 판결을 기화로 형식적이고 기계적으로 이뤄지는 근로능력평가가 수급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선되길 기대합니다.

 

 나아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근로능력평가를 통해 "근로능력 있는 수급자"를 별도로 산정하여 근로를 조건으로 생계급여를 지급하는 조건부수급제도 역시 급여액이 중단되면 생계가 어려운 수급자들에게 그의 구체적 사정이 어떠하든 근로 또는 자활사업의 참여를 계속하게 하는 사실상의 강제조치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도 위 판결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생계급여는 사람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급여로 어떠한 경우에도 중단되어서는 안 되는 사회적 최저선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수급자들이 고인과 같이 갑작스러운 조건부 수급판정을 받고, 생존을 위해 일터로 내몰리며 생명을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위 판결이 현행 조건부수급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의 논의를 촉발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재단법인 동천

정제형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