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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은 법무법인(유한) 태평양과 협력하여 난민, 이주외국인, 사회적경제, 장애인, 북한/탈북민, 여성/청소년, 복지 등 7개 영역에서 사회적 약자가 인권침해 및 차별을 받는 경우와 공익인권 단체의 운영에 있어 법률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 공익소송 및 자문을 포함한 법률지원, 정책·법 제도 개선 및 연구, 입법지원 활동 등 체계적인 공익법률지원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성ㆍ청소년 | [현장스케치] 청소년 주거권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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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1 작성일20-07-23 09:59 조회1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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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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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는 말

 

 우리나라는 1991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하며 어린이·청소년의 주거에 관한 국가의 의무를 규정했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의 27조의 3항은 당사국은 국내 여건과 재정의 범위 안에서 부모 또는 기타 아동에 대하여 책임 있는 자가 이 권리를 실현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특히 영양, 의복 및 주거에 대하여 물질적 보조 및 지원계획을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며, 협약의 제26조와 27조는 청소년을 위한 적절한 거주지를 마련해줄 국가의 역할이 필요한 근거가 됩니다.

 

 지난 4월 미아역 한 카페에서 재단법인 동천이 함께하고 있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회의가 열렸습니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는 청소년이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주거권을 확보한다는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현장활동가, 법률가 등이 모인 네트워크입니다. 탈가정을 한 청소년을 포함하여 모든 청소년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주거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입니다. 매달 지속되는 본 네트워크 회의에 참관하면서 청소년주거권의 접점에서 어떠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청소년 주거권 문제

 

 네트워크에서는 청소년 주거권에 대해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 정책 제안에 대한 논의 등 다양한 지점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청소년의 주거권 개념 확립 및 정보접근성 강화에 대해 아직까지 우리나라 법제에는 청소년의 주거권이 명시되어 있지 않고 이에 대한 논의도 부족한 실정이라는 점, 청소년 주거지원에 대해 청소년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해외에서는 청소년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Housing First를 기반으로 한 보장원칙인 HF4Y가 있다는 점을 참고해 볼 때, 우리나라에도 기준이 될 만한 보장원칙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참고

- THE CORE PRINCIPLES OF HF4Y -

1. A right to housing with no preconditions

2. Youth choice, youth voice and self-determination

3. Positive youth development and wellness orientation

4. Individualised, client-driven supports with no time limits

5. Social inclusion and community integration

 

  탈시설과 자립지원에 대해,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서 구체적인 탈시설계획을 통해 단계적으로 시설보호를 폐지하기 위한 적절한 인적 ,재정적, 기술적 자원을 할당할 것을 한국정부에 요구한 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관할부처별 상이한 지원체계와 지원규모 문제를 앞으로는 부처에 관계없이 충분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통합하는 지원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논의됐습니다.

 

 기존의 주거정책에 청소년을 포함하는 문제에 대해, 현행 주거지원 정책에 청소년은 포함되지 않고 주거복지사업에서도 청소년은 배제되어 있으며 탈가정 청소년이 주거급여 수급대상이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위기청소년 특별지원제도 또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지적되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지원주택 도입에 대해, 쉼터만으로는 부족하며, 청소년 시설을 이용하지 않거나 이용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은 국가지원에서 배제돼 열악한 선택을 하게 되는 문제와 서울시에서 시행 중인 지원주택은 입주대상자 범위에 탈가정 청소년은 포함되지 않고, 노인, 장애인, 노숙인, 정신장애인의 경우로 한정되어 있다는 한계가 언급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미성년자 행위능력과 친권제도의 개선에 관해 청소년의 법률행위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고, 거주권과 관련해서도 부모의 거소지정권이 존재한다는 점 행위능력과 관련해 제한연령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점이 논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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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주거권 논의의 필요성

 청소년들의 주거권 확보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수면 아래에 머물러 활발히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는 청소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청소년과 주거권의 접점을 찾고 사회에 발언하는 첫 걸음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보호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

: 청소년 주거권을 논할 때 전제로서 제시해야 하는 것은 청소년이 단순히 시설에 수용되는 수동적인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안전하게 거주하고 사생활을 보장받으며 자율성을 가진 권리의 주체로 여겨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결국 청소년은 자율성을 지니고 하나의 주체로서 살아가는 존재로서 최소한의 사생활이 침해 받지 않는 공간과 가정과 지역사회에서의 최소한의 설비를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청소년의 입장에서

: 가정에서 벗어난 청소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의 삶을 대비하기 위해 시설에서 원가정으로의 복귀를 전제로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청소년 쉼터는 원가정 복귀를 전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청소년이 원가정에서의 문제로 탈가정하고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원가정으로의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에 청소년 쉼터는 탈가정 청소년에게 적절한 주거로 기능하지 못합니다. 이 문제에서 벗어나고자 가정에서 탈출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가정으로의 복귀를 추진하는 것은 해당 청소년에게 불합리한 방향으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지역사회의 서비스 혹은 지원을 누리며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간 지원이 시급합니다.

 

 물론, 원가정으로 복귀할 수 없다는 점을 어떠한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추가적으로 지적될 수 있고 이때 친권 문제가 맞물립니다. 그럼에도 청소년의 자립성과 자율성을 이해하고 그 권한의 확대 필요성을 인지하는 것이 더욱 필요합니다. 가정이나 학교, 사회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청소년을 하나의 대상으로 본다면,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보다 드러난 갈등을 봉합하는 것에 급급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청소년을 자율적인 권리의 주체로 본다면, 청소년의 입장에서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을 고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타 논의 - 친권후견권과 청소년행위능력

: 미성년자의 법률행위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거주권과 관련해서도 부모에게 거소지정권이 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의 행위능력을 확장하거나 친권에 예외를 둘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친권을 약화하고 청소년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부여한다는 비판이 있고 나아가 우리 사회가 이러한 변화를 수용할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현재 청소년의 행위능력 제한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로는 첫째, 기존 주거지원 정책에 청소년이 배제되어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청소년은 주거권의 주체 또는 단독적인 주거지원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을 수급 대상이 될 수 있는 개별가구로 설정하는 것이 어렵고, 계약을 성사함에 있어서도 청소년이 독자적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그 권리를 보장받는 데 제한이 있습니다. 둘째, 청소년이 지속적이고 적합한 주거를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청소년이 주거지원 정책들에서 배제되어 있는 문제와 관련이 깊습니다. 보호자로부터 방임된 청소년의 경우 쉼터에 입소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안정된 거주지를 제공받을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청소년 권리에 대한 제한이 청소년이 자립적이고 독립적으로 주거권을 확보할 때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청소년이 독립적으로 주거권을 지닌다고 해서 부모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청소년의 권리를 확장한다고 해서 청소년을 적절한 환경에서 양육하고 보호할 부모의 책임이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청소년의 주거권을 확보하는 문제는 가정과 사회에서 안전을 보장받고 적절한 교육양육을 보장받아야 하는 문제와 함께 가야 합니다. 

 

. 마치며

 동천의 PA로서 청소년 주거권 네트워크에 참여할 기회를 얻은 것은 큰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청소년 주거권 네트워크에 대해 알기 전 저는 청소년 주거권 문제를 청소년의 시각에서 바라보지 못했던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장 활동가분들의 목소리와, 청소년의 시각에서 고민하는 다양한 영역의 목소리를 들으며, 청소년을 한 명의 주체로서 존중해주는 것만으로 문제를 접근하는 관점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청소년들이 왜 집을 나와야 했고, 어떠한 방식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지 질문을 던진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청소년을 한 명의 사회구성원으로서 바라보며 당사자 중심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현장스케치를 마칩니다.

 

동천 PA 전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