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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외국인 | 예멘 출신 난민신청자에 대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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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1 작성일18-04-16 09:15 조회4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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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예약 가능한 날짜가 없다고 나중에 오라더니, 불법체류 했으니 나가라고?”
- 예멘 출신 난민신청자에 대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소송-

 

어느 날 한국이주인권센터 활동가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예멘 출신 A씨가 체류자격 연장을 신청하러 출입국사무소에 갔는데 난데없이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정을 들어보니 더욱 황당했습니다. 강제퇴거명령과 보호명령을 받은 근거가 합법적인 체류하도록 주어진 기간을 넘겼다는 이유였는데, 실은 체류기간을 도과한 것이 출입국사무소의 안내에 따른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A씨는 2014년도에 예멘에서 발발한 내전을 피해 한국에 온 난민신청자입니다. 하지만 법무부와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출국명령을 내렸습니다.  현재 예멘은 장기화된 전쟁으로 더욱 위험해져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A씨는 출국기한이 끝나기 전에 다시 난민신청을 하였고, 안내에 따라 출국기한의 유예를 받고자 출입국관리소 체류관리과로 갔습니다. 그러나 담당공무원이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 시스템으로 변경되었으므로 방문할 날짜를 정하여 예약을 하고 다시 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공무원의 도움을 받아 예약을 하였는데 출국기한 날짜까지 예약이 꽉 차있어 불가피하게 체류기간 이후로 예약날짜를 받은 것이었습니다.
 
이후 A씨는 예약한 날짜에 맞춰 출입국관리사무소 체류관리과에 방문하였는데, 담당공무원은 민원을 처리해주지 않고 바로 사범과로 가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사범과 공무원은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A씨에게 어떠한 통역도 제공하지 않은 채 어떤 문서에 서명하도록 종용하고 강제로 외국인보호소에 구금하였습니다. 당시 A씨는 왜 보호소에 억류되어야 하는지 공무원들로부터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하였으며 자신의 상황에 대해 해명을 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습니다. 나중에야 알고 보니 자신이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하고 이유도 모른 채 서명을 한 문서는 강제퇴거명령서와 보호명령서였던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 가족들은 A씨에 대한 강제퇴거와 보호조치에 항의하였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현재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내부 지침상 난민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람이 다시 신청을 하는 경우, 모두 “남용적 신청자”, 즉 체류기간을 연장하기 위하여 난민인정절차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남용적 신청자로 분류될 경우 다시 난민인정을 신청한 개별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무조건 외국인등록증을 빼앗아버리는 게 상례입니다. A씨도 남용적 난민신청자로 분류되어 출국명령을 유예해줄 수 없고, 강제퇴거 대상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A씨가 고령으로 인해 병약하다는 점과 질환을 가졌다는 이유로 3백만원의 보증금을 예치하자 보호일시해제를 받아들여 준 것입니다.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태도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째, 예약일정이 꽉 차있다는 이유로 출국기한 이후로 예약 날짜를 정해주어서 어쩔 수 없이 체류기간을 도과하였다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에게 통역이 없는 상태에서 당사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서류에 서명을 강요하였고 당사자에게 의견을 표명할 기회도 주지 않았습니다. 
셋째, 난민신청을 접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내리지 않고 강제퇴거시키는 것은 난민신청자에 대한 강제송환금지 원칙에 반하는 행위입니다.
넷째, 난민사유에 대해 개별적 사유를 신중히 살펴보지 않은 채 A씨를 남용적 신청자로 분류하였고, 당사자가 이유도 모른 채 신체의 자유를 박탈당하는 구금 행위가 이뤄졌습니다

 

이에 법무법인(유한) 태평양과 재단법인 동천은 강제퇴거명령과 보호명령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각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신청도 함께 청구하였습니다. 2018. 3. 28. 재판부는 집행정지신청을 인용하였고, 얼마 후 출입국사무소는 처분의 위법성을 인정하고 각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였습니다.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이 내려진 지 무려 4개월만의 일이었습니다.

 

국가는 자국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외국인을 추방할 권리가 있고,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를 판단함에 있어 광범위한 재량권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재량권을 자의적으로 광범위하게 행사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인에 대해서 이 사건과 같이 개별적인 사유를 고려하지 않고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을 남발하거나,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은 채 공권력을 행사하여 신체의 자유를 박탈해도 그 정당성과 합법성이 인정된다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난민지위를 재신청하는 경우 무조건 남용적 난민신청자로 간주해버리는 지침에 변화가 있기를, 그리고 외국인에 대해 제대로 된 통역도 없이 구금하는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동천 권영실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