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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 [현장스케치] 2016 경기도 따복공동체 국제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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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6-11-25 00:00 조회2,7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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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2016 경기도 따복공동체 국제컨퍼런스가 10/25~27, 3일간 수원 노보텔앰베서더 호텔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동천의 이희숙 변호사, 이근옥 인턴은 10/26일 진행된 세션 중 한국의 자조금융 모델, 신탁금융 조성 및 운용체계에 관한 세션에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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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복 공동체 소개

   따복공동체는 빈부의 양극화를 해결하고 자본의 선순환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마을공동체와 사회적 경제를 융합한 공동체 모델입니다. 마을공동체, 사회적 경제 사업은 아직 한국에서 상당히 낯설게 들리는데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금융, 부동산과 같이 기존의 시장 경제 시스템이 지배적이었던 영역에서 사회적 경제 시스템이 도입되는 추세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따복공동체는 주민간의 소통과 참여를 기반으로 사회경제적 관계망을 쌓으며 육아, 일자리, 교육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목표를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Ⅱ. 세션 3 – 한국의 자조 금융
   한국의 자조 금융은 청년층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청년연대은행 토닥, 캠퍼스에서 활동하는 키다리은행, 청년에게 주로 대출, 주거공간을 지원하는 희년은행, 청년들이 창립하여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공동체은행 빈고, 모두들 청년주거협동조합이 세션 3의 패널로 참가하였습니다. ‘관계’, ‘규모화’, ‘거버넌스’, ‘자산화’라는 키워드를 주제로 참여 단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기존 금융과 자조금융의 차이점 및 자조금융 단체 각각의 특성에 대해 알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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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단체: 키다리은행, 청년연대은행 토닥, 공동체은행 빈고, 희년은행, 모두들 주거협동조합

 

   기존의 금융권은 이용자의 위험 크기에 집중해서 신용을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용자와 금융사업자의 관계가 형성됩니다. 이와 달리 자조 금융은 관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캠퍼스에서 활동하는 키다리은행은 돈이 없어 인간관계의 소외를 경험하는 대학생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을 갖고 조합을 설립하였습니다. 그 결과 조합의 운영에서 모든 조합원의 수평적 참여를 지향한다고 합니다. 청년연대은행 토닥은 조합원들이 모은 출자금으로 청년들에게 소액대출을 함으로써 청년들의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확보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소액대출은 무보증, 무담보로 이루어지지만 ‘관계금융’을 지향하므로 토닥 안에서 관계를 잘 쌓은 사람이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이자는 대출 신청자가 설정하는 만큼 납부합니다. 공동체은행 빈고 역시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관계를 기반으로 한 자조금융을 지향하는 단체입니다. 빈고는 기존 금융의 ‘신용’을 ‘신뢰’로, ‘대출’을 ‘이용’ 이라는 단어로 대체하여 사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관계를 기반으로 한 자조금융을 모색한다고 합니다.

   고금리 부채, 높은 주거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금융협동조합 희년은행은 과도한 수익률에 치우쳐 금융의 공적 기능이 퇴색한 점을 문제로 지적하였습니다. 복리이자시스템에 기초한 수익률 위주의 금융에 대항하여 희년은행은 무이자 은행으로 운영되며 관계금융을 지향하는데요. 조합원들은 은행에 출자한 만큼 무이자 대출권을 부여받게 되고, 희년은행은 무이자 출자 자본으로 고금리부채 청년에게 무이자전환 대출, 청년 공동주거 지원 대출 사업을 진행합니다. 금융인으로 구성된 대출심사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대출여부를 결정하고, 대손준비금(대출금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항시 확보하는 자금)을 별도 운영하여 조합원의 출자금을 책임감 있게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한다는 점도 관계금융을 지탱하는 요소가 됩니다. 모두들 청년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두더지 하우스’에 공동으로 거주하며 조합원 간의 관계, 두더지하우스가 있는 마을(경기도 부천)과의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단체이므로 관계가 운영의 핵심요소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규모화에 대해서는 규모화를 통해 자조 금융의 혜택을 받는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과 규모화의 위험성에 대해 경계하는 의견이 공존하였습니다. 키다리 은행의 경우 어플을 만들어 전자화폐를 발급하는 전자시스템을 도입하며 이용자의 풀을 확대하였다고 합니다. 토닥은 언론홍보를 통해 자연스레 조합원이 늘어날 수 있었는데요, 조합원 수가 늘어나면 모금되는 출자금도 늘어나고, 조직이 다원화되는 효과가 있으므로 규모화를 긍정적으로 보았습니다. 반면 빈고는 단순히 조합원을 늘려 자산과 수익을 확보하는 것 보다는 관계를 자연스럽게 확장하고, 조합원의 다원화를 통해 연대체를 구성할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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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버넌스에 대해서도 단체 간의 입장차이가 조금씩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관이 주도하는 것 보다는 민간자본의 자생성을 최대로 높이며 정부기관과의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는 민관협치모델에 동의하였습니다. 모두들 청년주거협동조합은 국토부가 주관하는 사회적 주택 시범사업의 운영주체로 선정되어 활동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모두들 조합은 거버넌스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주거권 의제의 본질을 잊지 않고 다양한 조합원들이 사업에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희년은행은 민간재단, 사회연대은행, 지자체가 협력하여 부동산 투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으므로, 토지의 공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거버넌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민간자본의 자생성을 높인다는 것은 곧 자산화의 필요성을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단체의 자율성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각 단체들은 캠퍼스, 언론, 마을공동체를 활용하여 단체의 취지에 공감하는 청년들을 조합원으로 모집하고 있었는데요. 빈고는 조합원=이용자=연대자=운영자라는 공식으로 조합원을 모집하여 현재 300여명의 조합원이 모였고,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하여 2억 원의 출자금을 모은 단체로 성장하였다고 합니다.

    청년세대가 겪는 고민을 안고 협동조합을 만든 활동가들의 생생한 발제를 들으며, 책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협동조합과 자조금융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고금리 부채와 주거난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시장경제와 정부 중심의 경제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대안을 성공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자조금융 단체들이 추구하는 공생의 가치에 공감하는 시민들이 많이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것이 경쟁과 낙오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라며 한국의 자조금융 단체들을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 세션 4 신탁기금 조성 및 운용체계

   세션 4협동조합과 마찬가지로 생소하고 어려운 주제였던 신탁기금에 관한 발제와 토론을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퀘벡의 샹티에 신탁, 따복공동체에 대한 각각의 발제에 이어 양동수 변호사님을 포함한 다섯 분의 토론이 있었습니다.

    사회적경제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민간과 정부가 거버넌스 기금을 조성한 것이 바로 샹티에 신탁입니다. 샹티에 신탁의 대표는 사회적경제 기업의 가장 큰 문제로 1)과소자본 2)민간과 기관투자자 사이 파트너십 부재 문제를 지적하며, 샹티에 신탁이 기업과 금융시장을 중개하며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자체적으로 금융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경제 기업의 자본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샹티에 신탁에서 개발한 인내자본 금융상품은 원금 상환기간을 15년으로 두고 있는데, 사회적 경제기금은 단기간의 경제적 이익을 내기 어려우며 사회적 임팩트를 평가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내 자본이 필요한 것입니다.

    샹티에 신탁의 미션은 지역의 자생적 발전입니다. 이 미션에 걸맞는 사회적경제 기업을 지원함으로써, 퀘백 주는 샹티에 신탁 기금을 통해 공동체 주거개선 지원 기금, 학생 주택, 어린이집 등 공공재를 설립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유틸(UTILE)은 학생주택을 개발하고 촉진하는 퀘백의 비영리단체인데, 비영리 단체가 자체적으로 부지를 매입하는 데에는 재정적 어려움이 따르므로 샹티에 신탁은 유틸의 요청에 따라 부지매입료 110만 유로를 투자하였다고 합니다. 기금 투자는 샹티에와 금융기관의 대표뿐만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신탁관리위원회에서 결정되므로 지역 구성원의 실질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샹티에 신탁의 기금을 투자한 이후에도, 투자한 프로젝트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주민들에게 샹티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모니터링위원회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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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티에 신탁 대표 쟈크 샤레

   경기도 따복공동체도 사회적 기업, 청년단체와 같이 사회적 경제 금융시스템에 기여할 기관들이 사용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 투자신탁 금융플랫폼’을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따복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경제 단체의 공동공간이나 사회적 주거공간을 건립하는 것은 필연적이기 때문에, 이를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투자신탁 ‘공익형 REITs’을 설계중이라고 합니다. 지역의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기금을 대출하고, 소유권을 취득한 뒤 사회적 경제 기업체에게 이용권을 분양하는 방식입니다. 발제자인 이인우 사회적경제 지역화연구소 소장님은 샹티에 신탁이 15년간의 상환유예기간을 마련한 것처럼 REITs 역시 사회적경제 기업의 장기적 발전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인내자본 기금을 형성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따복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사회적경제조직(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인증 사회적기업 등)은 현재 약 2000개소가 있으며, 이 중 협동조합의 경우 폐업 비율이 16%로 가장 높습니다. 따복공동체는 정부에서 지원하지 않는 협동조합의 취약한 재무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자산을 임차해주는 금융수단을 제공할 것을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발제가 끝난 뒤, 한국노총에서 첫 토론을 시작하였습니다. 샹티에 신탁 기금의 절반 가까이를 노동조합에서 투자하는 만큼, 한국 역시 노동조합의 사회적금융 참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노총측은 노동조합이 사회적경제조직과 연대하여 민주적 경제질서를 구축하고 취약계층을 지원하겠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사회적기업이 노동법을 준수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생성하고, 신탁기금이 투명하게 투자과정을 공개한다면 노동조합의 기금 투자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 토론을 맡은 경기사회적기업협의회에서는 사회적 기업이 기존에 활용하던 금융상품의 문제점을 소개하며, 대안적인 자금조달 수단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한국의 사회적 기업은 고용노동부의 직접 지원과 기획재정부의 간접지원(사회적 기업 조성을 위한 컨설팅)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그 밖에도 미소금융, 사회적기업 나눔보증 등 민간 자본의 도움을 받습니다. 위 금융기관은 샹티에 신탁과 달리 상환기간이 짧고 4-5%의 고금리이기 때문에 사회적 기업에게 상당한 부담이 됩니다. 또한 구체적인 대출 조건을 기관 홈페이지에서 알 수 없다는 정보접근성의 한계도 있다고 합니다. 토론자 측은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해 신탁기금을 신설하는 방안도 있겠지만, 소액자금을 조달할 때는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하였습니다.

   세 번째로, 현재 사회적경제법센터 더함 변호사로 재직 중이신 양동수 변호사가 대규모 주택협동조합에 관한 해외사례와 국내 모델을 소개하였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주택협동조합 이 아닌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가 중산층 주거난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뉴스테이는 의무 임대 기한(8년)동안 상승률 5%이하인 임대료를 납부하며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나, 현재의 뉴스테이 제도가 건설사 중심으로 설계되어있어 소비자들이 단순히 주거의 객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양동수 변호사님은 공동체 협동조합 뉴스테이, ‘위스테이’를 제안하였는데요. 150 년 전부터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협동조합을 통해 대규모 주택을 공급한 선례가 있다고 합니다. 위스테이는 뉴스테이 사업구조와 협동조합을 결합하여, 자기자본은 주택협동조합에서 충당하고 타인 자본은 금융기관과 주택토지기금의 대출을 받아 조합원들이 주거공간에 자주적으로 출자하는 형태입니다. 위스테이에 거주하는 조합원들은 하나의 커뮤니티를 조성하여, 다양한 공동체 프로그램이 있는 아파트 공동체로 활성화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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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테이 공동체 운영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양동수 변호사

   다음으로는 사회적기업 운용방식의 한계점 및 보완점에 관하여 사회적금융개발연구원 측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경기도의 사회적 경제조직의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며 자금을 조달할 때 담보가 없어 제도권 금융으로부터의 대출이 어렵다고 합니다. 토론자 측은 샹티에 신탁처럼 민관이 함께 기금을 조성하여 인내자본을 대출받을 수 있는 신탁기금이 조성되는 것이 사회적 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사회적기업 역시 투자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이윤을 낼 필요가 있고, 투자의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도록 펀드를 설계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따복공동체의 위원을 맡고 있는 김보라 경기도의회 의원의 토론이 있었습니다. 따복공동체를 이루는 사회적 기업은 수도권에 위치하는 것이 특징이므로, 사무실 임대료의 부담이 있습니다. 김 의원 역시 인내자본을 통해 임대료를 차차 상환하도록 하여 사회적 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사회적 경제 금융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도록 평가 시스템을 별도로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노조의 투자에 관해서는, 노조 조합원들이 원 직장에서 퇴직한 후 사회적 기업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면 노조의 기금출연이 증가할 수 있다고 하며 한국에서도 샹티에 신탁과 유사한 형태의 기금을 도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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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나오며


   ‘행복한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사회적 금융’을 대주제로 하여 연대·협동·지역이라는 테마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일상 속에서 접하기 어려운 금융에 대해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고, ‘따뜻하고 복된’이라는 뜻을 가진 ‘따복공동체’의 온기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컨퍼런스 축사 중 ‘사회적 금융은 돈을 벌기 위해 돈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돈이 필요한 곳에 돈을 돌리는 것’이라는 말이 있었는데요. 시장실패를 해결하는 주체를 정부 이외의 민간기관과 시민 주체로 다원화함으로써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하는 따복공동체의 활동에 동천 역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겠습니다. :)

14기 인턴 이근옥 작성